Login       Sign Up
Interview
Special
Campus
Life
Career
Thinkyou
Event
매체소개 캠플구매 윤리강령
PC 버전
x
인기 검색어
  • 형섭 1
  • 템페스트 2
  • 재찬 3
  • DKZ 4
  • 취업 5
  • 공모전 6
  • 손우현 7
  • 스타일 8
  • 캠퍼스 9
  • 대외활동 10
추천 검색어
#형섭 #재찬 #취업 #인터뷰 #김강민 #공모전 #박서함
너의 이름은?
유형의 유행
2022년 7월 25일
이제는 MBTI가 유행이라는 말도 식상하다. 이름만 달리해 쏟아져 나오는 각종 유형 검사들. 물고기자리는 로맨틱하다든가, A형은 소심하다는 등 어떤 기준으로 성격을 나누는 일은 오래된 놀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여러 성격 테스트에도 사회 전체가 과몰입 중. 우리는 왜 이런 분류에, 이름 붙이기에 열광하는 걸까?



이름이 뭐예요? MBTI 뭐예요?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묻는 말이 추가됐다. “MBTI가 뭐예요?” 8가지 알파벳을 조합해 16가지로 성격 유형을 분류한 것. 이제는 MBTI를 설명하는 게 새삼스러울 만큼 대부분에게 익숙한 개념이다. 유형 종류를 외우기 위해 되뇌고, 내 MBTI도 헷갈려 주변 친구에게 물어야 했던 날도 안녕이다. 자연스럽게 자기소개에 한 마디 더할 정도로 일상에 들어왔다.

MBTI 말고도 각종 유형 테스트가 유행이다. 날마다 새로운 검사가 만들어지고 공유된다. 테스트라면 일단 클릭하고 본다는 요즘 사람들. 친구와 간단한 링크로 결과를 나누며 대화 주제로 삼기도 한다. 이런 점 덕분에 여러 기업이 각종 바이럴 마케팅 아이템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인테리어·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오늘의집’은 ‘전생집’이라는 콘셉트로 테스트를 만들어 인테리어 유형을 보여줬다. SNS 노출과 앱 다운로드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이었다. 출판사 ‘문학동네’는 ‘문동이의 금쪽상담소’로 간단한 문항에 답하면 성향에 맞는 책을 추천한다. ‘G7커피’는 ‘현대인 무기력 테스트’를 만들어 결과 유형에 따라 자사 커피 제품을 골라준다. 스낵 정보 검색·추천 서비스 개발 업체인 ‘스낵팟’이 만든 스낵 MBTI 테스트 ‘SPTI’는 천만 회 이상 이용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각 성격을 과자에 비유한 것으로, 나와 잘 맞는 유형도 과자로 표현한다. 이처럼 MBTI에 기반한 문항과 구분으로 만들어진 테스트가 넘친다. 유형 테스트라는 미끼를 던져 제품을 홍보하고 호기심을 유도하는 게 최근 마케팅 트렌드.

지난 4월,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은 MBTI별 액티비티 패키지를 출시했다. 제품 추천을 넘어 패키지 구성 등에도 활용한 것. 사람 성향에 따라 선호도가 비슷할 수 있으나 각종 테스트와 분류가 늘어날수록 신뢰도에는 의문이 생긴다.


▶ (왼쪽부터)사진 출처_스낵팟 ‘SPTI’, 문학동네 ‘문동이의 금쪽상담소’, 오늘의집 ‘전생집 테스트’ 캡쳐

이름표를 붙여, 내 유형에
이런 유형 테스트를 지칭하는 용어도 있다. 바로 ‘레이블링 게임(labeling game)’. 말 그대로 이름표를 붙이며 논다는 뜻이다. 정체성에 특정 유형 이름을 붙이고, 소비 등 라이프스타일을 따르는 경향을 말한다. 사회가 다원화할수록 나만의 단단한 정체성을 분명한 이름으로 구분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일까. 모든 정체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내 정체성은 갈수록 불확실하다고 느낀다. 간단한 유형 테스트를 통해서라도 그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것 같다. 성격 테스트 결과에서 말해주는 수치로 자신을 확립해 간다. 항목에 답하며 내면을 들여다보는 듯해도 결과가 말해주는 하나의 이름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뚜렷해졌다. 많은 전문가는 대인 관계 접촉이 줄면서 본인 정체성에 몰입하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격리 생활을 겪으며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타인과 연결을 원했다. 그럴수록 레이블링 게임 인기는 높아졌다. 레이블링 게임과 유형 테스트를 통해 타인과 한 유형으로 묶인다는 점에서 소속감을 느끼기 때문. 이름 붙인 정체성을 공유하며 사회적 연결의 끈을 붙잡는 것이다.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인의 ‘꽃’ 속 익숙한 구절이다. 이름을 부를 때야 비로소 의미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것. 인생은 혼자라지만 인간은 결코 혼자 살 수 없다. 기능적 측면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그렇다.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타인의 도움은 물론, 심리적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타인과 연결이 끊어지면 사회에서 고립되고 소외됐다는 위기감에 우울을 느낀다. 정체성 확립에 마무리 방점을 찍는 건 사회관계다. 성격 유형에서 내향형과 외향형을 나누듯 인간관계 속 우리 모습은 정체성 형성에 중요한 지표가 된다.

앞서 언급한 마케팅 아이템에는 꼭 한 가지 전제가 붙는다. ‘재미로 하는’ 테스트. 사실상 유형 분류 테스트에 명확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재미로 즐겨야 하는 것에 너무 과몰입한 건 아닐까. 일전에 지적한 것처럼 MBTI를 기업 채용에 활용하는 등 이미 과몰입은 선을 넘었다. 사회적 평가가 나의 일부일 수 있지만, 절대적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사회가 만든 틀에 맞아야 할 이유는 없다.

각종 유형 테스트와 분류가 많아질수록 사회가 선호하는 유형이 생기고, 내가 그 밖으로 밀려나 ‘안 좋은 것’으로 분류될까 겁내기도 한다. 성격 유형으로 상대와 나의 인간관계 궁합을 맞춰보는 일도 흔하다. 고작 알파벳 네 글자로 관계의 미래를 점친다. 조금 더 즐겁고자 한 일이었지만 오히려 서로 벽을 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분류에 몰입해 구속의 틀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볼 시간이다.
김혜정 기자
#김혜정 기자
추천기사
(주)인투인미디어 | 대표자 : 문기숙 | E-mail : campl@intoinmedia.com
주소 :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로 21길 26 1203호
TEL. : 02-2233-4015 / 070-4352-0423
사업자등록번호 : 201-86-21825 | 직업정보제공 사업신고번호 : J1204220140006
COPYRIGHT(c)2020 CAMPUS PLUS ALL RIGHTS RESERVED
매체소개 캠플구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