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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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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22일


나는 ‘시나브로’라는 말을 좋아한다. 시나브로는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우연한 계기로 이 단어를 알게 됐는데 그때부터 마음에 남아 애정을 품고 있다.

작년 이맘때쯤 한창 토익 공부에 빠져있었다. 평생 약점이었던 영어 실력을 극복하기 위해 휴학 후 영어학원에 등록했다. 아기가 걸음마 배우듯 기초부터 차근히 다졌다. 아침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매일 영어 공부에만 매달리며 톱니바퀴 돌아가는 일상을 살았다. 한 달, 두 달, 석 달, 넉 달. 노력의 열매가 맺어지는 듯 어느덧 목표하던 점수가 턱 밑까지 가까워졌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였다. 한 고개만 더 넘으면 될 것 같은데 그게 어려웠다. 이제까지 올라왔던 산에 비하면 완만한 언덕 같아 보였던 게 몇 달 동안 발목을 잡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존감은 고꾸라졌고,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펑펑 울기도 했다. ‘주제도 모르고 거대한 꿈을 꾸고 있었나? 인생을 살다 보면 넘을 수 없는 장벽을 만난다고 하던데 내게는 영어 점수가 그런 걸까?’ 스스로 한심하고 보잘것없는 존재로 느껴졌다. 결국 모든 의욕을 잃은 나는 펜을 놓았다. 수많은 반복과 노력에도 시원찮은 결과로 슬럼프에 빠진 것이다.

그러다 우연히 ‘시나브로’를 알게 됐다. 친구가 지나가듯 알려준 말이었다. 낯선 단어가 왜 그리 귀에 맴돌았는지 모르겠다. 시나브로는 내게 물음표를 던졌다. ‘제자리걸음이라 생각했는데, 사실 조금씩 걸어가고 있었던 거면 어쩌지? 보폭이 좁고 가벼운 걸음이라 나조차 눈치채지 못했던 거면 어쩌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계속하다 마침내 결론을 내렸다. ‘조금만 힘내서 몇 걸음 더 가봐야겠다.’ 이유는 단순했다. 내가 시나브로 걸어가고 있었던 거라면 그만두기가 아쉬웠기 때문이다. 정상까지 몇 걸음 안 남았는데 포기해버리는 걸 수도 있으니까. 지겨웠던 기출 문제 모의고사 책을 다시 폈다. 그렇게 두어 달을 더 공부했고, 드디어 간절히 원했던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역시나. 나는 시나브로 걸어가고 있는 게 맞았다.

인생을 살아가는 건 등산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이 산, 저 산 오르면서 다치기도 하고 보람찬 기운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넘어야 하는 산이 돌 박힌 미끄러운 진흙 길일 수도, 끝이 보이지 않는 에베레스트일 수도 있다. 내가 올라가야 할 곳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시나브로 가보려 한다. 천천히, 묵묵히 가다 보면 결국 나는 정상에 오를 거라 믿는다.
이효나 학생기자
#이효나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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