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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섭 #재찬 #취업 #인터뷰 #김강민 #공모전 #박서함
오글거리면 어때,
낭만이 필요한 그대에게
2022년 5월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글거린다는 말은 문학의 독이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어 ‘세상 모든 시를 그저 오글거린다는 말 하나로 치부한다. 이 말을 만든 사람은 우리나라 문학·음악계를 죽인 사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짤막한 비판을 남겼다. 개인주의가 완연한 요즘 부쩍 낭만을 못 견뎌 하는 사람이 많다. 감수성이 드러나는 글은 오그라든다며 얼굴을 찌푸리는 등 ‘쿨함’이 대세가 돼버린 지금. 우리는오글거림과 쿨함 사이에서 어떻게 자신을 드러내고 있을까? 감정을 표현하는 글에 인색해진 이유를 고찰해본다.



▶ 사진 출처_에피톤 프로젝트 ‘첫사랑’ MV

낭만을 찾아서
일상에서 낭만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만개한 꽃을 보며 길을 걷는 일, 버스에서 음악을 들으며 창밖 풍경 감상하기, 향긋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책을 보는 여유, 심지어 오랜 비대면 수업이 끝나고 등교하는 일까지 모두 내가 느끼기 나름이다.

낭만이란 조금은 낯 간지럽고 촌스러운 말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한자로 풀이하면 물결 랑(浪), 흩어질 만(漫)이다. 미묘하게 일렁이다 흩어지는 마음의 파동. 언어로는 쉬이 표현하기 어려운 고유한 감정인 것. 또한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현실에 메이지 않고 감성적이며 이성적으로 사물을 대하는 태도나 심리, 또는 감미롭고 감상적 분위기’를 뜻한다. 사실 낭만에는 이런 사전적 의미로만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현실의 벽 앞에서잠시 기대 웃을 수 있게 하며 각박한 현실을 살아갈 힘을 주기도 한다. 영화나 드라마가 끊임없이 로맨틱 서사를 쏟아내고 대중이 이에 열광하는 이유도 낭만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낭만이라는 말을 사용한 건 불과 한 세기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20세기 초 우리나라에 들어온 서구 낭만주의는 인간이 내재하고 있던 상상력과 감정을 중요한 요소로 자각하면서 역사에 등장했다. 수많은 시인과 비평가가 낭만주의 본질과 개념을 정의하려고 했으나 명쾌한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낭만주의의 뿌리》 저자인 영국 자유주의 사상가 이사야 벌린(Isaiah Berlin)은 낭만주의에 대해 일관된 정의를 찾는 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순수와 열정, 꿈과 이상, 환상과 동경을 소중히 여기는 낭만주의자는 자유로운 개성, 창조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라고.


▶ 사진 출처_유튜브 채널 ‘마이크임팩트’ , ‘찌질한 나를 사랑하는 법 - 김이나’

쿨과 힙이 대세인 현실
‘오글거리다’, ‘쿨하다’라는 표현이 도래하며 공감을 주고 진심이 담긴 글은 검열당하기 시작했다. 웰빙 바람이 불어서일까. 담백함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감정에도 간을 하지 않은 밋밋함을 선호했다. 특히 ‘감성충’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이후 많은 사람이 감수성을 제한했고 글쓴이가 어떤 상황에서 무슨 감정으로 글을 써 내려갔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오글거린다는 말은 ‘주체의 말이나 행동 혹은 어떠한 사물이나 사건에 대해 손발이 오그라들고 낯 간지러울 정도로 민망하다’는 뜻이다. 이 말이 언제 처음 등장했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2009년 전후에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유행어는 사회를 반영한다. 많은 사람이 효율성을 추구하는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동체보다 개인을 우선시하게 됐다. 그렇기에 감성을 함부로 평가하고 검열하는 일에 아무런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 것이다. 또한 사회는 순수한 감성을 배제하고 냉철한 이성만 중시하도록 변화했다. 이성적인 사람은 감정을 드러내는 행동을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한다. 정제하지 않은 생각의 표현은 오글거리며, 시대 흐름에 맞지 않다고 말이다. 결국 본인 감정에 솔직했던 사람은 경쟁 사회에 어울리지 않는 사회 부적응자 취급을 당했다.

아이유 ‘좋은 날’, 태연 ‘11:11’ 등 수많은 히트곡 가사를 쓴 김이나 작사가는 2016년에 열린 ‘청춘 페스티벌’에서 아름다운 가사를 쓰기 위해서는 흔히 ‘중2병’이라고 하는 감성이 필요하다며 ‘오그라든다, 찌질하다’는 말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누군가의 진지함을 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20대는 찌질해도 용서받을 수 있는 시기다. 타인을 의식하다 보면 자신을 밋밋하게 깎아내리게 된다. 그때 깎여나가는 건 내가 남들보다 조금 더 가지고 있는 무언가이고, 다른 데서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그러니까 또래 사이에서 멋있어 보이려는 것에 갇혀 자신만의 개성이 되는 재료를 털어버리는 행동은 안 했으면 한다.”


▶ 사진 출처_유튜브 채널 'CYWORLD'

오글거림의 미학
버디버디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적은 글은 요즘 흑역사, 오글거림의 대명사로 불린다. 당시 분위기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거리낌 없었으며, 감성 사진과 글을 올리는 데 자유로웠다. 그런데 어느 순간 누군가를 향한 표현과 마음이 오글거림으로 정의된 후부터 그 감성은 없어져 버렸다. 쿨함이 자리 잡은 지금은 힙한 공간에서 찍은 사진 한 장과 짧은 코멘트 한 줄이 대세다. 시를 좋아한다고 하면 고상한 척하는 컨셉충이 돼버리고 예술과 철학에 대해 논하기만 해도 오글거린다며 폄하되는 세상인 것.

뿐만 아니라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때 우는 것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많다. 무언가를 창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풍부한 감수성이 더는 장점으로 꼽히지 않는다. 세상은 점점 개인주의로 변해가고 감성을 억제하고 있다. 우리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다르다는 걸 알아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오글거림을 경험한다. 한 번쯤 감정의 폭발을 참지 못하고 쏟아 낸 글이나 문자를 삭제한 적 있으며, 그때 기억이 떠올라 이불킥을 한 경험도 있을 것이다. 감정을 배설하는 일은 나름의 가치를 지니며 인생을 살아가는 데 강력한 힘을 주기도 한다. 다른 사람이 한 표현에 긍정적 반응을 할 의무는 없지만 오글거린다는 표현으로 비웃어서는 안 된다.

자기 관념을 드러내고 감정을 표현하는 건 자아 성찰이자 건강한 가치관을 확립하는 과정 중 하나다. 이를 통해 새로운 세계관을 열기도 하고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인간은 감정을 나타내며 인격과 감성이 성숙해지는데, 이를 단순히 오글거림으로 치부해버린다면 그 누가 진지한 사고를 할 수 있을까? 이러한 분위기가 심해질수록 사람들은 오글거린다는 평가가 두려워 생각과 속마음을 제한하고 건강한 가치관을 확립하기 어려울 것이다. 오글거림이라는 단어가 생각을 멈추게 하는 말이라면 우리는 이 단어를 가볍게 사용하는 것에 대해 한 번쯤은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양지원 기자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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