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있는 낭만을 알리고 싶어요.”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간호사 송상아
2022년 9월 13일
할 수 있는 한 오래 임상을 지키고 싶다는 송상아 간호사. 가치관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고자 승무원을 그만두고 다시 대학교에 입학했다. 하루하루 생명을 연장하는 환자와 함께 싸워가는 과정이 보람차고 즐겁다고. 온 마음으로 병원의 낭만을 전하는 송상아 간호사를 만났다.


▶ 회사 소재지 경기 광명시 덕안로 110

송상아(33)
입사일 2015년 3월 9일
학력 중앙대학교 간호학과 졸업, 중앙대학교 대학원 전문간호사 석사 재학
대외활동 한국 대학생 선교회, 수가성재단 노인요양원 자원봉사 등
경력 중앙대 간호학과 취업 특강, 국회인권포럼 패널 참여, 포널스 출판사 ‘간호 문학 공모전’ 대상, 도서 《낭만 간호사》 (2022) 출판 등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승무원으로 일하다가 간호사로 전향하신 점이 특이했어요.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하는 8년 차 간호사 송상아입니다. 외국에서 오래 살았었는데, 주변에 승무원 언니가 많았어요. 저도 당연히 승무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국에서 항공과 졸업 후 승무원으로 일했었죠. 막상 해보니 많이 힘들더라고요. 제 가치관에 맞는 직업은 더 공부하고 열정을 다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다시 대학교에 가 간호사를 준비했어요.

혈액종양내과는 지원율이 0%에 가깝다고요. 해당 과를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어머니가 백혈병으로 아프셨어요. 보호자로 있던 경험을 통해 암 환자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조금 더 큰 위로를 주겠다고 다짐했죠.

혈액종양내과가 다른 부서와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중증 업무가 많은 편이에요. 중환자실에 환자를 가장 많이 보내는 부서라 서브 중환자실 느낌이죠. 중환자실이나 응급실처럼 특수하지만 폐쇄적이지 않고 환자와 깊이 소통할 수 있는 부서 같아요.

암 병동에서 일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아요.
최근 미국에서 온 환자분이 있었어요. 위암 말기 진단 후 실어증에 걸리신 분이셨죠. 기저귀를 하고 계셔서 새벽 세 시쯤 도와드리려고 커튼을 열었는데, 코에서 갈색 분비물이 나오고 있었어요. 직감적으로 경동맥에 손가락을 댔는데, 심장이 멈춰 있더라고요.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는데 환자 오빠분이 오셔서 하루만 살려 달라고 간절하게 말씀하셨어요. 가족들이 비행기를 타고 오고 있으니까 딱 하루만 살려달라고요. 50분 넘게 심폐소생술을 했는데 결국 돌아오지 못했어요. 저도 미국에서 공부할 때 어머니가 아프시다는 소식에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많이 걱정했던 기억이 났어요. ‘딱 하루만 더 살았으면 좋겠는데’ 하며 그 하루가 정말 아쉬웠죠. 심폐소생술을 하면서도 환자가 하루만 더 살게 해달라고 빌었어요. 임종을 준비하고 받아들이는 건 정말 중요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어요.

도서 《낭만 간호사》를 출판하셨어요. ‘낭만 간호사’라고 칭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병원과 낭만은 사실 이질적인 단어잖아요. 따뜻한 에피소드를 통해 병원에도 낭만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환자와 보호자는 물론, 의료진에게도 병원이 절망적이기만 한 곳은 아니라고요. 병원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부정적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직업에 대한 사명감이 정말 강해 보이세요.
환자분이 모두 제 가족이라고 여기는 마음이 커요. 어머니도 아프셨었고, 아버지도 암으로 돌아가셨거든요. 아버지가 병원에 계실 때 간호사 실수가 잦았어요. 당시에는 간호사가 아니었는데도 그게 보이더라고요. 그런 실수는 작든 크든 생명과 연결되잖아요. 누구나 실수를 하지만, 의료진은 생명을 책임지니까 더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밖에요.

간호사는 고되고 힘들기로 유명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뭘까요?
환자죠. 여러 환자와 얘기하는 게 재미있고 즐거워요. 병원 안에는 생명 연장이라는 말 그대로 생명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애쓰는 분이 많아요. 그들과 함께 생명 연장 싸움에 뛰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큰 의미이자 감사한 일이에요.

간호사에게 특별히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요?
이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는데요. 간호사는 기본적으로 양심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양심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래서 가장 버리기 쉬워요. 나만 숨기면 아무도 모를 실수라고 생각할 수 있거든요. 솔직하게 인정하고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는 게 양심이라고 생각해요.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완치된 환자가 병원에 찾아오실 때요. 1년 정도 치료 후 완치 판정을 받은 환자분이 병동에 찾아오신 적이 있어요. 치료받는 동안 여러 간호사에게 위로를 많이 받았다며 내내 고마웠다고 하셨어요. 그 감사함으로 완치한 거라고요. ‘내가 이래서 간호사를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보람을 느꼈고 뿌듯했죠.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요?
지금 대학원에서 종양 전문 간호사 과정을 밟고 있어요. 석사가 끝나면 바로 박사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더 공부해서 전문 간호사가 되고, 최대한 오랫동안 임상에서 환자 곁에 머무는 게 목표입니다.

간호사를 희망하는 학생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모든 처음이 그렇지만, 특히 신규 간호사는 시작을 엄청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조금 더 즐겁게, 기대하는 마음으로 병원에 오면 기쁠 거예요. 또 지금 간호학과 대학생이라면 많이 놀면 좋겠어요. (웃음) 간호학과는 학점 싸움이 정말 치열해서 꼴찌를 해도 ‘공부한 꼴찌’라고 하잖아요. 학점도 챙겨야 하지만 즐길 건 즐기는 대학 생활을 하길 바라요. 균형이 맞아야 일에도 더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나만의 취업 노하우

01 단점을 장점으로 부각하자
때로는 나를 적절하게 포장하는 게 필요해요. 단점을 잘 포장해서 장점으로 만들면 그게 곧 무기가 돼요. 저는 승무원 시절 면접을 볼 때 튼튼한 다리로 누구보다 더 뛰겠다고 위트있게 이야기했어요. 단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장점으로 만든 거죠.

02 나를 돋보이게 하는 포인트 찾기
남들과 다른 나만의 특징을 찾아보세요. 보통 병원 면접을 볼 때 어두운 색 정장을 입는데요. 저는 흰색 치마에 하늘색 블라우스를 입었어요. 밝은 복장과 함께 어디서든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어필했고요. 자신감 있고 긍정적인 사람을 뽑는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CREDIT
취재 노혜령 학생기자
사진 송상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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