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를 걷고 그의 세계로
LUCY 신예찬
2022년 6월 1일
밴드 ‘LUCY’ 음악을 처음 들던 때를 기억한다. 지루한 일상에서 탈출해 어디로든 달려야 할 것만 같은 기분. 청량한 노래와 함께하는 맑고 경쾌한 현 소리에 귀가 트였다. 우리는 때로 음악을 통해 몰랐던 세상을 만난다. 안개가 걷히면 풍경이 드러나듯 바이올린으로 새로운 세계를 연 LUCY의 신예찬. 그의 안개가 품은 더 넓은 풍경이 궁금하다.



지난 5월 8일, LUCY가 데뷔 2주년을 맞았어요. 2년간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시간이 진짜 빠르네요. 멤버들이 정말 자랑스럽고 팬분들께도 너무 감사해요. 가장 큰 변화는 곡이 많아졌다는 점 같아요. 그만큼 2년 동안 열심히 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지금도 어떤 것에 더 도전하면 좋을까 매일 고민하고 있어요.

밴드 리더로서 소감도 궁금해요. 리더가 된 뒤 리더십에 관한 책도 읽으셨다고요.
책의 지식을 빌리는 것보다 저만의 방법이 있어야 하더라고요. 다른 사람이 해주는 조언도 많은 도움이 됐지만 제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했어요. 좋은 리더는 팀에 웃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항상 편하게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옆에 있어 주는 사람이요.

페스티벌 공연은 어땠나요? 오랜만에 관객 함성도 들었을 텐데.
짜릿하고 황홀해서 무대에서 내려가기 싫었어요.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 함성을 들으니까 ‘이게 진짜 공연이지’ 싶었어요. 페스티벌은 더 많은 분께 LUCY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커서 저희가 가진 고유의 것, 더 잘하는 걸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페스티벌, 단독 공연, 버스킹을 비교한다면요? 가장 힘들거나 재미있는 게 있을까요?
힘든 건 없어요. 공연하는 건 한 번도 힘들어 본 적이 없어서요. 굳이 차이를 꼽자면 단독 공연은 저희 울타리 안에서 하는 거잖아요. 신선하고 새로운 걸 많이 보여드리려고 해요. 가장 재미있는 건 버스킹이에요. 연주에서도 제 진심이 더 나오고, 더 숨 쉬는 것 같아요. 요즘 버스킹을 못 해서 애틋한 마음도 있고요.


무대 위 습관이 있으신 것 같더라고요.
니킥 하는 거, 뒤 도는 거요.(웃음) 제가 마무리 포즈로 뒤를 도는 습관이 생겼더라고요. 예전에는 안 그랬거든요. 모니터를 많이 하는 편이라 어떤 영상을 보고 저도 모르게 하는 것 같아요.

활이 자주 끊어지는 것 같아요. 팬분들이 ‘꿀타래 맛집’이라고 부르는 영상도 있어요.
진짜 아찔했어요. ‘I Got U’ 연주 중이었는데 초반부터 느낌이 왔었어요. 활이 흔들리면서 휘청거리더라고요. ‘이거는 갈 것 같은데’ 싶더니 진짜 가버렸죠. ‘내가 오늘 활을 더 챙겨왔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엄마가 진짜 보고 싶었어요.(웃음) 다섯 가닥 정도 남은 채로 끝까지 했는데, 거의 나무로 연주한 거죠. 그래도 팬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다행이에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을까요?
LUCY 첫 단독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희 곡을 처음 소개해드리는 중요한 자리니까 많이 공들였고, 무대 뒤에서도 계속 연습했어요. 시작할 때 엄청 떨었고 정말 설레었죠. 다시 돌아가고 싶기도 한 순간이에요.


최근 밴드 ‘데이브레이크’와 컬래버레이션을 하셨죠. 두 밴드가 함께 페스티벌 무대에 서는 건 색다른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함께 활동하며 많은 도움을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저희 밴드에서는 없던 사운드가 나오니까 들으면서도 너무 행복했어요. 정말 유명하신 대선배님과 함께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부심도 좀 생겼고요. 페스티벌에서는 무대에 저희 멤버 넷 말고 다른 분이 있는 게 정말 신기했어요. 선배님과 함께 무대에 서니까 안정감도 생기고, 관객들도 더 호응하는 것 같아서 에너지를 많이 받았죠.

시대와 국적을 막론하고, 함께 해보고 싶은 뮤지션이 있나요?
너무 많아요.(웃음) 밴드와 한 번 더 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사람이 많다 보니까 거기에서 오는 힘이 있거든요. 아이디어도 정말 많이 나오고요. ‘호피폴라’ 친구들과 해봐도 재미있고 좋을 것 같아요. 첼로도 있고, 친분도 있으니까 더 좋은 시너지가 나오지 않을까요?

최근 ‘델리스파이스’의 ‘항상 엔진을 켜둘께’를 리메이크 했어요. 또 리메이크해 보고 싶은 노래가 있으신가요?
엄청 많죠. 유리상자 선배님의 ‘아름다운 세상’, 아이유 선배님이나 선우정아 선배님 노래도 해보고 싶어요. 멤버 각자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분들이 달라서요. 저는 ‘비밀의 화원’을 리메이크해 보고 싶어요.


LUCY의 대표색은 파란색이죠. LUCY 음악을 색으로 표현한다면요?
코발트블루, 청량한 파란색이요. 저희를 ‘청량 밴드’라고 많이 소개해주시기도 하는데요. 다른 사람이 저희를 보며 그렇게 느끼신다면 그게 진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요. 너무 마음에 듭니다.

그럼 예찬 님의 바이올린은 무슨 색일까요?
제 바이올린은 안개와 비슷한 뿌연 색인 것 같아요. 감성적으로 연주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안개처럼 모든 걸 안고, 넓게 흩뿌려져 있는 듯한 느낌이에요. 듣는 분이 조금 더 자유롭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색이랄까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은 조용한 편이고, 연주도 좀 그렇게 하는 편이에요.

평소에는 어떤 음악 스타일을 좋아하세요?
들으면서 제 생각을 할 수 있는 음악을 좋아해요. 모든 게 촘촘히 들어가 있어서 제 생각을 하기 어려운 음악보다는, 어느 부분은 듣는 사람을 위해 비워놓은 음악이 있잖아요. 제가 바이올리니스트라서 그런 걸 수도 있고요. 연주를 하다 보니까 그런 것들을 좀 더 주의 깊게 듣고, 거기에서 오는 감동을 다른 사람보다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LUCY는 계절이나 날씨를 그린 노래가 많은 것 같아요. LUCY 음악은 어떤 날씨와 닮았나요?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하고 화창한, 오후 2시쯤 선선한 바람이 부는 바닷가요. 딱 요즘 날씨죠.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2’ 페스티벌 무대에 섰던 시간과 날씨에 딱 어울리기도 했어요.


‘개화(Flowering)’가 발매 당시보다 시간이 흐른 뒤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또 역주행을 바라는 노래가 있다면요?
계절이나 날씨를 타는 노래가 역주행을 많이 하는 것 같아서요. 요즘 날씨에 딱 듣기 좋은 ‘조깅’이요. 저의 바이올린 솔로도 뒤에 나오거든요.(웃음) ‘히어로’도 추천합니다.

예찬 님에게 LUCY는 어떤 의미인가요?
제 ‘인생’입니다. 최근에 멤버들과 함께 놀러 갔다 왔는데, 제가 생각보다 멤버들을 많이 믿고 있더라고요. 가족처럼항상 같이 지내기도 하고, 그렇게 제 인생에 들어온 것 같아요. 끝까지 함께 가고 싶어요.

음악적 목표가 궁금해요.
음악은 저의 ‘일’이잖아요. 저는 일을 하면서 행복한 사람인데, 제 음악을 듣는 분도 행복하면 좋겠어요. 제가 연주를 할 때 행복하게 들으시고, 그 순간만큼은 저와 같은 마음이길 바라요. ‘저는 이만큼 행복합니다’ 라고 연주하면 듣는 분도 자신만의 추억과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문답 Q&A

LUCY 최애곡
맞네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
다린 - 바닷가

듣고 싶은 수식어
세계 제일 바이올리니스트

바이올린을 하지 않았다면
그림이나 운동

최근에 구매한 물건
12개입 생수

가장 좋아하는 계절
눈 내리는 겨울

갖고 싶은 초능력
순간 이동

요즘 즐기는 취미
반려견 '설'이 장난감 사기

하루도 빠짐없이 하는 일
설이 빗질

1시간 뒤 지구가 멸망한다면
설이 보러 가기


PROFILE

앨범
2nd EP [BLUE] (2021)
5th Single Album [동문서답] (2021)
4th Single Album [Gatcha!] (2021)
3rd Single Album [INSIDE] (2021)
2nd Single Album [선잠] (2020)
1st EP [PANORAMA] (2020)
1st Single Album [DEAR.] (2020)

방송
tvN 예능 ‘올 탁구나!’ (2022)
JTBC 예능 ‘슈퍼밴드’ (2019)

공연
LUCY 두 번째 콘서트 〈 All kind of 〉 (2021)
LUCY 첫 번째 단독 콘서트 < LUCY ISLAND :First Landing > (2021)
CREDIT
취재 김혜정 기자
사진 김경호
의상 이원해
헤어·메이크업 우주, 주영

#김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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