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에 힙을 더하다
가수 손태진
2022년 3월 1일
2016년, JTBC ‘팬텀싱어’를 빛낸 가요와 중창의 합을 기억하는가. 당시 초대 우승팀인 포르테 디 콰트로의 멤버이자 지난해부터 솔로 활동 중인 손태진은 올해 더욱 다채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두 번째 EP 앨범 발매와 함께 예술의 전당 ‘11시 콘서트’ 해설자로 서면서 기세를 몰아 tvN 탁구 예능 ‘올 탁구나!’에 고정 출연진으로 함께 하고 있다. 여러 활동과 다양한 장르의 음악적 시도를 통해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올해 1월에 앨범 을 발매했어요. 그 이후에 여러 촬영 일정이 있었지만, 그중에도 라디오 방송을 가장 많이 했어요. 제 노래를 직접 불러드리면 더 좋을 것 같아서요. (웃음) MBC 라디오 ‘두시의 데이트 뮤지, 안영미입니다’와 ‘정선희, 문천식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에서 그날 처음 뵌 분들을 앞에 두고 노래를 불렀는데 감회가 참 새로웠어요. 특히 안영미 누나의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워낙 밝은 분이시라 그 에너지가 느껴지도록 계속 응원해주셔서 힘이 많이 됐어요.

앨범에 대한 소개도 간단하게 부탁드려요.
나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을 나타냈어요. 김이나 작사가님과 함께했는데, 가사에 시적이고 철학적인 의미가 담겨있어요. 라디오에서는 이번 앨범 수록곡 중 ‘오늘’이란 곡을 불렀는데, 현장에 계셨던 분들이라면 각자의 추억과 생각에 빠져 노래를 감상하지 않으셨을까 싶네요.


‘오늘’ 뮤비도 인상 깊게 봤어요. 남자 무용수분이 나오는데, 어떤 의도가 담긴 걸까요?
뮤비 속 무용수는 제 과거예요. 무용수를 바라보는 저를 통해 추억은 말 그대로 오래된 기억 그 자체로밖에 존재할 수 없다는 의미를 표현했어요. 사실 그분은 뮤지컬 배우 조용현 님이신데요. 처음엔 몰랐는데 너무 무용을 잘하셔서 제가 여쭤봤어요. 어디서 배우셨냐고. (웃음) 뮤지컬 배우라고 하시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앨범 발매 이후 포르테 디 콰트로 멤버분들의 반응이 궁금해요.
앨범 준비와 기획에만 작업 시간이 거의 2년 이상 걸렸어요. 그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던 친구들이라 “고생했다”, “오래 기다렸는데 드디어 나왔구나”라는 말을 많이 해줬어요.

멤버분들과 우정이 돈독할 것 같아요. 처음 다 같이 만났을 때 기분은 어땠어요?
사실, 그때는 누구와 팀이 결성되든 다 좋았어요. 이제 와 말하지만, JTBC ‘팬텀싱어’가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지도 몰랐을뿐더러 프로그램 참가자로서 불확실한 상황도 자주 맞닥뜨렸어요. 그 안에서 서로가 큰 도움과 의지가 됐죠.


‘팬텀싱어’에서 부른 노래 혹은 무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방송에 나가지 않은 첫 오디션 무대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카메라도 열 몇 대씩 있고, 심사하시는 분들도 앞에 계셨는데, 그 상황이 처음이라 너무 낯설었어요. 그때 불렀던 노래가 김동률 선배님의 ‘오래된 노래’였어요. 오디션장에 있던 성악가 대부분이 가곡이나 뮤지컬 넘버 등을 선택했는데, 저는 ‘찐 가요’를 선곡한 거죠. 저만의 음악성과 표현법으로 최대한 이 노래를 살리려 했고, 그러다 보니까 그 시간이 정말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끝난 것 같아요. 부르기 전에는 ‘심사위원분들이 어떻게 반응하실까’라는 걱정이 계속 들었는데, 색다르다며 호의적으로 이야기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팬텀싱어’ 올스타전에서 선보인 무대 중 BTS 원곡 ‘I NEED YOU’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화음도 음색도 모두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것 같았는데, 곡을 재해석하실 때 어떤 것에 가장 중점을 두셨는지 궁금해요.
그 노래는 ‘팬텀싱어’ 전 시즌 결승 진출 팀이 모여 선보인 곡 중 하나였는데요. 저희는 아이돌 노래를 선곡해 파워풀한 코러스 식으로 재해석했어요. 처음엔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BTS의 노래를 감히 편곡해도 될까 싶기도 했고, 노래 특성상 랩도 있어서 그 부분에는 음을 어떻게 넣어야 할까 고민도 됐어요. 그런 면에서 나름 큰 도전이었고, 노력한 만큼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셔서 저희도 뿌듯했어요.


서울대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하셨더라고요. 언제부터 성악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초·중·고를 모두 싱가포르에서 다녔는데, 고등학교 시절 교양 필수 과목으로 음악이나 미술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어요. 저는 음악을 조금 더 잘하는 편이어서 노래하게 됐죠. 가끔은 대학교 교수님들이 고등학교에 와서 합창을 지휘하신 뒤에 항상 저를 불러 “너는 음악을 해야 하는 사람이다”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했어요. 그래도 음악에 대한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호텔리어를 양성하는 대학교에 합격까지 했어요. 주변에서는 계속 음악을 권유했고요. 대학교까지 정해진 와중에 계속 마음이 흔들려 한국에 들어왔는데, 마침 서울대학교에서 외국인 특별전형으로 성악과에 들어갈 수 있더라고요. 그때 갑자기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크게 들었던 것 같아요. 단기간에 집중해서 수시를 준비했고, 성악과에 입학하게 됐죠.

전공은 성악이셨는데 어떤 경로로 ‘팝페라’ 장르를 시작하신 건지, 더 나아가 크로스오버를 결심하신 계기도 궁금해요.
대학생 때부터 성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항상 아쉬웠던 게 있었어요. 해외에서는 이탈리아어나 프랑스어 등 외국 문화가 많이 담긴 클래식 곡의 가사를 굉장히 의미있게 받아들여요. 물론 한국에도 가곡이 있지만, 관객들이 느끼는 감동은 해외보단 덜한 것 같았어요. 가장 크게 느꼈던 계기가 우리가 아는 ‘하이마트’ CM 송이에요. 다른 아리아는 몰라도, 그 노래만 부르면 다들 “아~”라며 고개를 끄덕이죠. 대중과 이런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선 그만큼 클래식이 많이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음악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팝페라를 시작하게 됐어요.


크로스오버를 다루면서 음악적으로 주안점을 두는 것이 있다면요?
원곡을 어떻게 재해석할 것이냐가 가장 중요해요. 그다음으론 듣는 사람에게 이질감을 주지 않기 위해 신경 쓰는 것 같아요. 청취자가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바로 몰입할 수 있으려면 가사도 잘 들려야 하고, 노래에 담긴 드라마에 대한 가수의 전달력도 좋아야 해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음악과 가수의 조화예요. 그래서 저는 성악가 느낌은 덜고, 저만의 특색 있는 목소리로 원곡을 재해석해 이질감 없이 들려드리려고 해요.

예술의 전당 11시 콘서트, 새로운 MC를 맡고 계신데요. 발탁되신 소감 여쭙고 싶어요.
국내 대표 마티네 콘서트가 예술의 전당 11시 콘서트잖아요. 워낙 팬층이 두터운 프로그램이라 제가 그 자리에 서도 괜찮을까 걱정도 했어요. 그래도 누가 되지 않게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가끔은 대학생 때보다 더 열심인 것 같은데요. (웃음) 그날 무대에 오를 곡을 연구하고, 관객들에게 어떻게 정보를 전달하면 좋을지 생각해두는 편이에요. 영화에 나오는 나레이션이과 비슷해요. 초반에 성우의 나레이션이 나오면 스토리에 집중도 되고, 그 이후부터 작품 관람 포인트가 잡히잖아요. 제가 그 역할을 하는 거예요. 너무나도 영광스럽죠.

향후 그룹 활동 계획이 있으신가요?
3월부터 4집 투어를 할 예정이에요. 그래도 올해 6년 차인데 4집이 나왔다는 것은 꽤 빠른 편이죠. (웃음) 그만큼 저희를 계속 찾아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이 있고, 저희도 새로운 음악으로 보답하려고 해요. 이번 앨범도 긍정적인 의미의 '충격'을 안겨드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앞으로의 음악적 목표가 있을까요?
제 목소리를 하나의 시그니처로 만드는 게 목표예요. 누군가 제 노래를 들었을 때 바로 손태진이 불렀다는 것을 알아채 주셨으면 좋겠어요. 혹은 제 목소리로 듣고 싶은 특정 노래를 요청해주셔도 너무 감사할 것 같아요. 지문 같은 목소리를 남기고 싶어요.


문답 Q&A

나의 MBTI
ESFP

평소 내 성격
밝고 긍정적이다

평소 친구들이 부르는 별명
태진의 영어 약자, TJ

키가 커서 좋은 점
무대에서 돋보인다

내 평소 옷차림은
캐주얼한 후드티

인생을 노래 제목으로 짓는다면
다채로운 즐거움

나를 색깔로 표현한다면
여러 색을 칠할 수 있는 도화지

내 목소리는 솔직히
따뜻하다

대중에게 불리고 싶은 수식어
‘손태진'했다

2022년도 목표
단콘 소취


PROFILE

앨범
The Present ‘Today’s’ (2022)
The Present ‘At The Time’ (2021)
깊어지네 (Duet With 웬디) (2021)
Comes True (2021)
내 영혼 바람되어 (2020)

공연
2022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
2022 虎氣 : 범의 기운
2021 포르테 디 콰트로 토크콘서트: 그땐그랬지
CREDIT
취재 하서빈 기자
사진 천유신 실장
의상 우리정
수정 헤어·메이크업 이서현
어시스턴트 박종아

#하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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