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다행인 것은
2022년 1월 6일

‘올해가 지나면 한 살이 또 느네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대도 그렇네요’

누군가를 사랑하는 데에 당연히 용기가 있어야 하지만, 사람이 아닌 무언가를 사랑한다 말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큰 마음이 필요하다. 그런 마음으로 사랑하는 이소라의 음악. 그의 노래 ‘봄’ 속 구절이다. 아픈 이별을 말하는 노래에서 이 문장을 유독 읊조리게 된다.

바람 같은 목소리가 무던하게 속삭이는 ‘올해가 지나면 한 살이 또 느네요’라는 말에 마음이 흔들린다. 한 살이 또, 늘었다. 십 대의 나는 나이 먹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했다. 시간을 쌓는 것 자체를 무서워했으며, 내가 지나야 할 시간이 길게만 느껴졌다. ‘어떻게 그때까지 살지’하던 나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많지 않은 나이지만 벌써 이만큼 시간을 쌓았다는 것에,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에 놀라곤 한다.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시간은 언제나 똑같이 흐른다. 아무도 멈출 수 없고, 빠르게 돌릴 수도 없다. 가장 공평하고 손댈 수 없는 가치이다. 지금 이 순간. 활자를 쓰고 읽어 내려가는 이 순간은 유일하다. 글자를 지나쳐 온 시간은 돌이킬 수 없는 과거가 됐다.

현재를 즐기라는 진부한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시간은 끊임없이 흐른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당장 너무 힘들더라도 지나고 나면 버틸 만했던 시간, 무사히 살아남은 시간이 된다. 삶의 무게는 각자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무리 무겁고 버겁더라도 결국 시간은 흐른다. 모든 어려움이 지나갈 것이고, 끝날 것이다. 그러니 주어진 시간을 무탈하게 보내길 바랄 뿐이다. 다행인 것은, 우리 모두 똑같은 시간을 지난다는 것이니까.

끊임없이 흘러가는 유일한 시간의 틈을 내어 이 글을 읽어내려간 당신께 고맙다는 인사도 전한다. 우리의 글과 함께하는, 무사한 한 해의 시작이 되기를.
CREDIT
김혜정 기자

추천기사


(주)인투인미디어 | 대표자 : 문기숙 | E-mail : campl@intoinmedia.com
주소 :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로 21길 26 1203호 | TEL. : 02-2233-4015 / 070-4352-0423
사업자등록번호 : 201-86-21825 | 직업정보제공 사업신고번호 : J1204220140006

COPYRIGHT(c) 2020 CAMPUS PLU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