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외국인들의 한국 정착기를 보여주는 KBS <이웃집 찰스>에 출연했던 아나 산토스. 입학식과 개강 파티에 참여하며 서툰 한국어로 대학 생활을 하던 그는 이제 7년째 한국 생활에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그는 어떻게 지냈을까. 오랜만에 그를 만나 한국 대학 생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포르투갈에서 온 아나 리타 모라이스 피레스 도스 산토스(Ana Rita Morais Pires Dos Santos)입니다. 줄여서 아나 산토스(Ana Santos)라고 불러요. 이름이 많이 길지만, 포르투갈에서는 이보다 더 긴 이름이 많답니다. 한국에 온 지는 벌써 7년이 됐어요.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학사 과정을 졸업하고, 현재 같은 학교에서 의공학과 석·박사 통합과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모델과 유튜버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여느 대학원생과 같이 집, 연구실을 반복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고 있어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계신데,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이웃집 찰스>에 출연 후 유튜브로 저를 보고 싶어 하는 분들이 계셔서 시작하게 됐어요. 한국 대학에 다니는 포르투갈 사람이 별로 없어서 저의 한국 대학 생활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요. 이 외에 한국의 패션, 뷰티, 아이돌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포르투갈에 대한 정보와 언어를 알려주기도 해요.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어렸을 때부터 동양 문화에 관심이 많았어요. 특히 한국과 일본의 역사, 문화, 기술이 흥미로웠어요. 대학에 진학할 쯤, 한국 대학교의 커리큘럼이 가장 괜찮아 보여서 한국 유학을 결심했죠.
의공학 전공을 택한 계기가 있나요?
어릴 때부터 항상 의학에 관심 있었고, 의학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서 의공학을 전공하게 됐어요. 최종 목표는 한국에서 의공학 석박사를 취득 한 후 포르투갈의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의사이자 박사가 되고 싶어요. 아직은 먼 이야기라 지금은 한국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지내면서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었나요?
대학 신입생 때 <이웃집 찰스>에 출연한 일이 기억에 남아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땐 편의점에 라면 끓이는 기계를 사용하면서 짜파게티에 물을 많이 넣어 짜장국을 만든 적이 있어요. 지리를 잘 몰라서 길도 자주 잃어버렸고요. 이렇게 덤벙대는 모습이 TV로 전국 방영돼서 지금은 흑역사가 됐네요.
한국 문화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과 적응하기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요?
노래방이나 찜질방은 친구들과 신나게 놀 수 있어서 마음에 들었어요. 반면 한국 대학의 수직적인 문화는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포르투갈은 선후배 관계가 없어서 모두가 친구처럼 잘 지내거든요. 한국도 나이나 선후배에 상관없이 서로 존중하고 친근하게 지내는 문화가 생기면 좋겠어요.
외국인 학생으로서 대학의 어떤 점이 개선됐으면 좋겠나요?
지금은 한국어 실력이 늘어서 괜찮지만, 신입생일 땐 영어 강의보다 한국어 강의가 훨씬 많아서 수업을 선택하기가 어려웠어요. 강의계획서에는 영어 수업이라 적혀있어서 수강 신청을 했는데, 실제로는 한국어로 진행되어 당황스러웠던 적도 있었죠. 유학생을 위해 영어 강의 수업이 더욱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한국 학생들에게 포르투갈을 소개한다면요?
유럽 서남부에 위치한 포르투갈은 역사가 깊고, 특색 있는 문화로 어디를 가든 아름다운 전경을 볼 수 있어요. 포르투갈 사람은 대부분 정이 많고 친절해서 여행 오기도 좋죠. 특히 생선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와보세요. 대표적으로 대구를 사용한 전통 요리 ‘바칼라우(Bacalhau)’를 다양한 형태로 만날 수 있어요.
아나 산토스가 알려주는 ‘포르투갈 여행 팁’
1. 포르투갈은 디저트로 에그타르트(Pastel de nata)가 유명해요. 리스본에 가면 에그타르트 공장이 있고, 세계에서 에그타르트를 가장 먼저 만든 ‘파스테이스 드 벨름(Pastis de belm)’이라는 곳에서 오리지널 에그타르트를 먹을 수 있어요.
2. 포르투갈은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 가도 좋지만, 특별히 여름에 오시길 추천해요. 추천 지역은 포르투갈의 여름 휴양지로 유명한
‘알가르브(Algarve)’에요. 이곳은 주로 서핑하는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데, 물이 맑고 해변 관리도 잘 되어 있어서 휴양하기 참 좋아요. 해변 근처 식당들은 주로 해산물을 파는데 음식이 정말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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