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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호
성스러운 이야기
어디까지 알고 있니? 역사 속 성(性) 이야기 Ⅱ
궁금하지만 함부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주제 ‘성(性)’. 그 어디에서도 잘 가르쳐주지 않지만 우리 역사 속에 버젓이 살아 숨 쉬고 있는 문화다. 너무도 일상적이지만 누구도 쉽게 말하지 못했던 그 옛 이야기들. 캠플이 준비했다.


그리스 사회의
불임 판별법

최초의 의사 히포크라테스가 쓴 지침서에 따르면, 당시 불임 진단 방법은 다음과 같다. 막 잘라낸 잎사귀를 태워 연기를 내고, 그 위에 여자가 커다란 담요를 뒤집어쓰고 앉아 입을 크게 벌린다. 자궁을 통해 입으로 연기가 나와야 임신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 그렇게 불임 판정을 받은 여자는 희생의 의미로 신을 위한 행렬과 난교 행사에 참여해야 했다. 매춘도 자유롭던 남자와 달리, 여자는 집에서만 지내며 남편 아닌 남자의 성기를 보는 것이 용납되지 않던 시기. 이 축제에서만큼은 여자들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고 한다.



시민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

아테네에서는 교육의 일환으로 ‘남색’을 했다. 미성숙한 소년을 사회적 삶과 친밀한 사랑에 입문시켜, 진정한 성인이자 시민으로 만들어주는 관계. 결혼한 젊은 남자는 수염이 없는 약 열두 살 난 소년을 선택한다. 남자는 자신이 고른 소년을 ‘좋은 시민’으로 만들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소년은 그 대가로 자기 몸을 내준다. 하지만 그 관계는 몇 년 후 소년에게 수염이 나기 시작하면 끝난다. 성인 남자들 간 사랑은 ‘시민’답지 못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그 소년이 결혼을 하면 다른 미소년의 연인이자 지도자가 되었다.



사랑해선
안 되는 사이

로마 시대, 자신을 존중하는 여성 시민은 성적 쾌감을 느끼지 않도록 교육받았다. 남편과 잠자리할 때도 아내는 적극적으로 나서면 안 되고, 바르게 누워 관계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래야 좋은 시민이 될 아이를 낳는다고 믿었다. 어떤 아내는 자신의 몸을 가지고 쾌감을 느끼려 했다는 이유로 남편을 고소하기도 했다. 아내를 사랑하고 육체를 원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훌륭한 어머니는 매춘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당시 부부 간에 감정을 느끼고 사랑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귀부인과 기사의
로맨스

중세 시대 극소수 귀족층에 등장한 사랑의 모델, ‘정중한 사랑’. 그 중심에는 욕망의 대상인 귀부인이 있다. 기사는 범접할 수 없는 고고한 귀부인의 발밑에서 여인을 숭배한다. 그녀는 군주, 기사는 종이 되는 것이다. 귀부인의 사랑을 얻기 위해 기사는 사랑의 시험을 거쳐야 했다. 벌거벗은 여인 곁에 알몸으로 누워서 욕정에 굴복하지 않고 꼬박 하룻밤을 보냈던 것.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 사랑은 결국 에로틱한 욕망과 감각적 쾌락이 가장 중요했던 ‘간통’이지만, 남녀평등 사회로 한 걸음 나아가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연애결혼의
시작

르네상스 시대는 연애결혼이 본격 시작된 시기다. 그래서 정략결혼 때는 문제되지 않았던 질투, 의심, 간통으로 결혼생활이 복잡해졌다. 특히 간통은 대중적인 처벌을 받기도 했다. 간통한 연인은 벌거벗은 채 마을을 달렸는데, 어떤 지역에서는 남자 성기를 묶은 끈을 여자가 잡아끌며 달렸다. 또 아내가 바람피우거나 아내에게 쥐여사는 남편은 지배적 지위를 잃었다며 손가락질 당했고, 축제 때 엉덩이를 드러낸 채 당나귀에 거꾸로 올라타 마을 행진하기도 했다. 이때 아내가 직접 당나귀를 몰기도 했다고.




결혼을
취소하는 방법

르네상스 귀족들은 여전히 정략결혼을 했다. 그래서 아내는 원치 않는 결혼을 무효화하기 위해 사유를 생각해낸다. 바로 남편의 성 불능이다. 이는 결혼의 목적이자 부부간의 의무인 자녀 출산을 이행할 능력이 없음을 뜻한다. 아내가 고소하면 법정은 피고의 성기를 검사한다. 정상 판명되면 산파, 의사, 외과의사 각 5명으로 구성된 심사단 앞에서 아내와 성교를 해야 했다. 이 일을 해내는 남자는 드물었고, 성 불능으로 혼인이 취소됐다. 법정에는 결혼생활에 불만족한 아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이는 두 세기 동안 이어졌다.





만화로 보는 성(sex)의 역사
필리프 브르노 지음/레티시아 코랭 그림/이정은 옮김/도서출판 다른


이제껏 비밀스레 감춰져왔던 ‘사랑’과 ‘섹스’의 역사가 베일을 벗는다. 인류학자이자 정신의학자, 성과학 교육자 시선으로 그려낸 적나라한 성 이야기. 작가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성문화를 탐색해, 가장 과감하고 흥미로운 역사서를 써냈다. 책 속에 담긴 성의 연대기를 읽으면 오늘날의 이념과 질서, 자유와 억압, 금기와 욕망에 대한 이해가 한층 깊어질 것이다.



자료 출처_도서 「만화로 보는 성의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