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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호
호기심 천국
일상 속 서바이벌 시계 없이 살아남기
시계는 하루에도 수백 번씩 보는 필수 아이템이지. 하지만 너무 자주 보면 시간에 쫓기는 기분이 들더라고. 벌써 이 시간이야! 어서 서둘러! 이렇게 말이야. 그래서 든 생각인데 시계를 보지 않고 살면 삶의 여유로움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 엉뚱한 질문에 대한 해답, 캠플 기자가 직접 찾아봤어! 시계를 보지 않기 위해 스마트폰도 거의 못 쓴 건 비밀.


AM 10 : 20
아침에 일어나서 씻는데, 시간을 알 수 없으니 초스피드로 준비를 마쳐야만 했어. 화장도 빨리빨리, 고데기도 빨리빨리, 옷도 빨리빨리 입어야 했지. 나에게 이 정도의 순발력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에 늦을까 봐 전전긍긍하며 학교에 와보니 너무 일찍 도착한 거야. 강의실에서는 이전 수업이 한창 진행 중이더라고. 하... 시계가 없는 나는 어디서 시간을 때우다가 올 수도 없었어.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처량하게 강의실 앞에 앉아 수업이 끝나기만을 기다렸지. 참 외롭다.





PM 12 : 30
시간을 볼 수 없어서 더욱 지루했던 전공 수업이 끝나고, 우연히 다음 수업을 같이 듣는 친구를 마주친 거야. 번뜩!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이 친구와 꼭 붙어 있으면 수업에 지각할 일도, 너무 일찍 갈 일도 없겠구나! 그때부터 친구의 오른팔을 붙들고 졸졸 따라다니기 시작했지. 난파된 배를 타고 망망대해를 떠다니다가 구조선을 만난 기분이 이런 걸까! 휴~ 친구야, 그래서 지금 몇 시니?





PM 2 : 00
불행히도 오늘은 수업이 연달아 있는 요일이었어. 시간을 알 수 없기에 수업이 끝나자마자 총알보다 빠르게 다음 수업이 있는 강의실로 뛰어갔지. 6층까지 올라가야 해서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했는데 사람이 바글바글한 거야! 평소라면 시간을 체크하며 엘리베이터를 기다렸겠지만 오늘은 불.가.능. 결국 엘리베이터는 포기하고 계단으로 6층까지 걸어 올라갔어. 에잇! 살이나 빠졌으면!





PM 4 : 30
오늘의 유일한 공강 시간. 팀플 모임이 있어서 약속 장소에 갔어. 엥? 그런데 왜 나 혼자야? 몇 신데 안 와? 아, 나 시계 없지... 언제 올지 모르는 조원들을 기다리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 멍 때리기. 점점 시야가 흐려지고 정신이 저 멀리 날아가네. 시계가 없으니 멍 때리는 기술도 느는 것 같아. 이러다 도 닦는 거 아닌지 몰라.






PM 6 : 00
같이 수업 듣던 친구들이 떠나고 또다시 혼자 남겨졌어. 슬슬 답답함에 혼이 반쯤 나가기 시작했지. 하늘이 노르스름하고 그림자가 긴 것이 늦은 오후인 건 확실한데. 시계가 없던 옛 선조들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온 거야. 아, 해시계가 있었지! 만들어보자! 주위를 둘러보니 화단에 널브러진 나뭇가지가 눈에 띄더라고. 주섬주섬 나뭇가지를 주워 운동장 모래 위에 꽂았어! 하하하 그런데... 이미 해가 다 저버렸네?





도전 후기
그래, 한 번쯤은 시계 없이 살아볼 수 있어. 하지만 두 번은 아니야(단호박). 시계 없는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서 집에 들어갈 때까지 초조함과 기다림의 연속이었어. 잠시나마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여유로움을 기대했었지만, 그건 경기도 오산이었지. 내가 원해서 만든 여유가 아니라 강제로 쉬는 느낌이랄까? 시간을 확인하고 계획대로 움직이는 게 날 초조하게 만든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 반대였어. 시간아, 오해해서 미안해!
글_조혜정 학생기자